[TF인터뷰] '멜로무비' 최우식의 고민 "욕심을 버리는 게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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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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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 "'멜로무비'를 왜 선택했는지 함께 알아주길 바라" 고겸 役으로 열연…'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와 재회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어느덧 연기를 시작한 지 14년 차가 된 배우 최우식이다. 그런 그가 요새 느끼는 생각이 있다면 바로 '욕심'이다. 감정 연기도 장르 연기도 늘 어렵지만 이상하게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난단다. "욕심을 안 내야 잡생각이 없고 그래야지 연기가 잘 나온다는 걸 알면서도 왜 욕심이 날까요?"라는 최우식의 말은 그가 지닌 열정을 대변했다. 배우 최우식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멜로무비'(극본 이나은, 연출 오충환)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영화를 사랑해서 평론가가 된 영화광 고겸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리는 로맨스다. 작품은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팬들이 오랫동안 바라왔던 최우식과 박보영의 '닮은 그림체의 만남'이었다. 여기에 앞서 SBS '그 해 우리는'으로 로맨스 코미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최우식인 데다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나은 작가외의 재회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그래서였을까. 최우식 스스로도 '멜로무비'는 욕심이 났던 작품이었다. 그는 "이런 장르를 많이 해 본 게 아니지 않나. 앞서 '그 해 우리는'은 시청률은 안 나왔지만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따 보니 욕심이 났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이랑 두 번째 하는데 잘하고 싶다라는 욕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때문에 아직 반응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하고 있단다. 최우식은 "원래도 반응을 찾아보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이 작품은 유독 못 보고 있다. 생각도 많고 욕심도 났던 작품이라 어떤 반응이 나올지 무섭기도 두렵기도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신 친구들의 반응은 열심히 듣고 있었다. 최우식은 "특히나 이 일을 안 하는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 아무래도 더 대중의 의견에 가깝고 서슴없이 직격탄을 날려주지 않나"라며 "그중 한 친구는 잘 봤다면서 특히 형 고준(김재욱 분)과의 장면에서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최우식이 이나은 작가를 특히나 좋아한다고 밝힌 이유는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그는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다. 내가 생각한 로코는 설정이나 장면 등 어디서 폭죽이 터지거나 말을 타고 오는 등 황당한 사건의 연속일 때가 있지 않나. 그런데 이나은 작가님의 매력은 그런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누가 보면 잔잔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어떤 글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녹여낸 글 같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행복해요. 굳이 애쓰지 않아도 한 인물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글이잖아요. 서로에게 하는 대사 한마디가 보는 이들뿐만 아니라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마음도 위로하고 때로는 울리기도 하는 것 같아요." 다만 '그 해 우리는'의 기시감이 든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이에 최우식은 "작가님과 두 번을 같이 한다는 생각에 비슷하다는 평가가 있을 것 같긴 했다. 하지만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니 걱정하진 않았다"며 "내레이션이라는 장치도 작가님만 하는 장치는 아니지 않나. 일례로 '기생충'도 '경관의 피'에서도 내레이션을 했었다. 그때는 별말 안 나온 걸 보면 내레이션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극 중 최우식은 영화를 사랑해서 평론가가 된 영화광 고겸을 맡았다. 오디션 현장에서 우연히 김무비라는 이름의 여자에게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고 그의 뒤를 따라다닌다. 때로는 엉뚱하고 유치하지만 무비에게만큼은 직진하고 형과는 진한 우애를 보여준다. 주된 '케미'는 박보영과의 로맨스 호흡이지만 작품이 공개된 후 가장 주목을 받은 건 김재욱과의 형제 '케미'였다. 두 사람의 서사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안겼다. 최우식은 이러한 우애를 드러내는 데 있어 친형과의 관계가 도움이 됐단다. 그는 "고준과 고겸처럼 실제 치형과도 정말 친하다. 서로 진짜 걱정과 고민을 다 이야기하고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많은 걸 공유한다. 형에 대한 감정을 알고 있다 보니까 고겸의 입장에 몰입하는 것이 더 쉬웠다"고 밝혔다. "제가 감정신을 연기하는 걸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항상 그런 장면을 촬영할 때면 걱정과 고민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 재욱 형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 번은 제가 감정을 잘 잡을 수 있게끔 형이 편지도 직접 읽어줬어요. 덕분에 걱정과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많이 배웠습니다."
이번 '멜로무비' 뿐만 아니라 매 작품을 소화하며 계속해서 조금이라도 성장하려고 노력한다는 최우식이다. 그렇다면 '그 해 우리는' 이후 멜로 장르에서 성장한 지점도 있을까. 최우식은 "사실 전작에서는 캐릭터를 작가님이 의도한 것보다 더 내향적으로 그렸다. 그때 감독님이랑도 이야기를 하면서 이걸 제가 너무 표현을 안 하는 식으로 표현을 하려고 했다"며 "이번에는 표현할 건 확실하게 표현을 해야 하고, 울 건 확실하게 울어야 한다고 느꼈다. 물론 당연히 의도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있지만 그럼에도 애매하게 하는 걸 많이 줄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차기작 역시 로맨틱 코미디다. SBS 드라마 '우주메리미'로 정소민과 호흡을 맞춘다. '우주메리미'는 최고급 신혼집 경품을 사수하려 두 남녀의 위장 신혼 서바이벌을 담은 이야기다. 이에 최우식은 "신기하다. 원래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고 도망가고 뭔가를 훔치거나 거짓말하고 피도 묻히는 역할만 했는데 연속으로 로코가 들어와 재밌다"고 얼떨떨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최우식의 말처럼 치열한 연기를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데뷔 14년 차가 됐다. 그는 "얼마 전에 팬들이 14주년 축하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사실 아직도 연기를 모르겠고 신선하다"며 "예전에는 오히려 생각을 덜 하다 보니 연기가 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요새는 아무래도 욕심이 난다. 더 잘하고 싶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 자꾸 잡생각이 든다. 욕심을 버려야 연기가 더 잘 나온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람이라는 게 욕심이 계속 생긴다. 쉽지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멜로무비'는 10부작으로 최근 작품들에 비하면 사실 짧은 편수는 아니다. 이에 최우식은 잔잔한 서사를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아직 '멜로무비'를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시청 독려도 덧붙였다. "제가 '멜로무비'를 택한 이유이자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사람과 사람 이야기가 있고 거기서 오는 응원과 위로가 있다는 점이에요. 물론 재밌는 부분도 감정적인 서사도 있어요.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고 성장하는지를 보여줘요. 요즘처럼 어둡고 빡빡한 시기에 이 드라마를 보면서 '아, 최우식이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알겠다'는 걸 느끼셨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 저와 함께 같이 위로도 받고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sstar1204@tf.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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