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제공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은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맞대결에서 3-0(25-21 25-23 25-13) 완승을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은 이 승리로 2연패를 끊고 10승19패, 승점 30을 마크해 5위 한국도로공사(10승18패·승점30)와 승점 및 승수 동률을 맞춰냈다.
그 다음 순위 산정 기준인 세트득실률에서 0.692-0.647로 밀려 순위는 뒤집지 못한 건 아쉽지만, 창단 첫 단일시즌 두 자릿수 승리라는 유의미한 이정표를 써냈다.

2021∼2022시즌에 V리그에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꼴찌로 아픈 성장기를 보냈다.
이 기간 단일시즌 최다 승리는 5승에 불과했다.
하지만 장소연 신임 감독을 필두로 똘똘 뭉친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최다승 경신 및 첫 번째 10승까지 써내는 경사를 맞았다.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가 19득점, 박정아가 16득점을 빚으며 쌍두마차로 팀을 이끌었다.
2세트부터 교체로 투입된 박은서가 10점을 더하며 신 스틸러로 힘을 더했다.
특히 빛난 건 페퍼저축은행의 높이였다.
블로킹 7개의 박정아, 5개의 장위를 중심으로 임주은(3개), 박사랑(2개) 등이 뭉쳐 팀 블로킹에서 18-3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사진=KOVO 제공

반면, 3연승 행진을 끝내고 통한의 패배를 당한 정관장은 2위 등극에 실패했다.
20승9패, 승점 55에 머무르며 2위 현대건설(18승11패·승점57)을 끌어내릴 찬스를 놓쳤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각각 14점, 12점을 올렸지만 모두 공격성공률이 30%대에 그치며 빈공에 허덕여야 했다.

이날 빛난 건 페퍼저축은행의 뒷심이다.
1세트부터 심상치 않았다.
시소게임이 계속된 21-21 균형에서 폭풍 같은 4연속 득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 세트에만 블로킹 5개를 쏟아내며 상대의 흐름을 연신 끊은 게 결정적이었다.

2세트에는 뒤집고 뒤집는 난전이 펼쳐졌다.
페퍼저축은행이 세트 초반 10-5로 앞서다가 메가, 부키리치 등을 앞세운 정관장에 15-20 리드를 허용하며 기세를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한비 대신 교체 투입된 박은서가 막판 무서운 스파이크로 연신 점수를 쏟아내며 흐름을 바꾸더니 끝내 25-23 역전 승리를 만들어냈다.

완벽하게 페퍼저축은행으로 돌아선 공기의 흐름. 압도적이었던 3세트로 이어졌다.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박은서와 연신 터지는 블로킹을 앞세운 페퍼저축은행은 무려 7-0으로 조기에 상대 의지를 꺾었다.
사실상 포기를 선언한 정관장은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3세트에 12점 차 대승 마침표를 찍은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손에 꼽힐 완승으로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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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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